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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고객부 정지희 과장

    “새벽 6시, 수상스키의 물맛을 즐깁니다!”

    • 정임경
    • 사진 김범기
  • 수상스키의 물맛을 알아버렸기에 헤어나올 수 없다는 기업고객부 정지희 과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한강의 물살을 가른다. 수상스키를 타는 일은 일상에 쉼표를 찍는 것이라는 그녀의 스릴 있는 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일상에 힘을 주는 수상스키

“비가 온 어제를 제외하고 이번 주에는 네 번 왔어요(웃음). 사보에 출연해야 하니 조금 더 연습한 것도 있고…. 하하하.”
사보 촬영이 아니라도 정지희 과장은 매주 3일 정도는 아침 6시에 압구정 인근의 선착장에서 수상스키를 즐긴다. “아침 일찍 와서 시원하게 물맛 좀 보고 출근해요. 그 힘으로 하루를 살고, 일주일을 지냅니다.” 정지희 과장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이렇게 시간을 쪼개어 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저 드넓은 한강의 물살을 홀로 가르는 기분을 말해 뭐 할까. “속도감이 주는 스릴이 정말 짜릿해요!”라는 이 짧은 한마디에는 수상스키의 모든 즐거움이 함축돼 있다. 때마침 수상스키를 타고 선착장을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지희 과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4년 전 우연히 접한 수상스키. 청평으로 한두 번 여행을 떠날 때마다 어김없이 수상스키를 탔고, 흥미를 느껴 접근성 좋은 한강에서도 출산 때를 제외하고 꾸준히 즐겨왔다. 물론, 올여름 또한 수상스키로 더위를 이겨낼 생각이다.

시속 45km의 아찔한 속도감을 즐겨

스트레칭으로 준비 운동을 마치고 드디어 보드 위에 선 정지희 과장. 초보들이 양발에 스키를 신고 타는 투스키를 즐긴다면 정지희 과장은 하나의 스키로만 타는 원스키를 탔다. 원스키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수상스키 좀 탄다’고 봐도 좋을 수준이다. 원스키는 투스키 보다 훨씬 빨라 스피드와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고.
긴 머리를 야무지게 묶고 드디어 스키를 장착한 정지희 과장은 모터보트와 이어진 밧줄을 잡고,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Go!”라고 외치니 보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속에 있던 정지희 과장의 몸이 물 밖으로 나왔고, 이내 물 위로 우뚝 선 뒤 미끄러지듯 물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모터보트 속도가 빨라지며 시원하게 물살을 가로지르는 정지희 과장, 직선으로 갔다 또 곡선으로 움직이는 뒷모습을 보니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신나게 5분을 달린 정지희 과장은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돌아왔다. 라이딩을 한 번 하면 20분은 쉬어야 다시 탈 힘이 생기지만, 보통 10분 정도 쉬고 다음 라이딩을 준비한다. 출근 전 한 번이라도 더 타고 싶은 마음에서다. 시속 45km를 달리는 보트에 몸을 맡긴 채 달리는 수상스키가 무섭지 않을까.
“무섭죠(웃음). 그런데 공포를 느끼는 마음보다 수상스키 탈 때의 짜릿함을 즐기는 마음이 더 큰 거죠. 그래서 계속 타는 것 같아요. 타는 것에만 집중하니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정말 좋아요.”
정지희 과장에게는 신나는 운동이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위험하기에 굳이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보트에 묶인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스포츠인 수상스키는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물수제비처럼 ‘통통통’ 튀어 부상을 당하는 일 또한 많다고 했다. 반면 이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강도 높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그녀는 또 한 번 수상스키를 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몸을 조금 더 물 가까이해볼게요. Go!”

격렬한 운동이 곧 휴식

배드민턴, 수영, 서핑, 패들보드, 골프, 스키, 이종격투기, 클라이밍 등 수많은 운동을 섭렵해온 정지희 과장의 원 픽은 수상스키라고. 일주일 내내 탈 때도 있단다. 몸에 근육통이 와야 ‘아 오늘 운동 좀 했네!’라고 느끼는 그녀에게 전신 운동으로 에너지 소모가 크면서도 스릴 넘치는 수상스키가 제격인 것이다. 겨울철 수상스키가 너무 타고 싶을 때는 스키장에 간다며 웃어 보였다. 사실, 정지희 과장에게 수상스키를 타는 시간은 운동을 즐기는 시간이자, 쉬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토록 격렬한 움직임이 있는 쉬는 시간이라니.
“몸도 쉬어야지만, 정신적으로 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집안일, 회사 일처럼 루틴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는 시간, 즉 운동하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정신적으로 쉬는 시간이에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하루가 주어진다면 아침에 등산하고, 점심에 서핑과 클라이밍을, 그리고 저녁에는 수상스키를 즐기고 싶다며 웃으며 이야기하는 정지희 과장. 운동에 진심인 참으로 그녀다운 스케줄이다.
“집, 회사, 집, 회사만 오가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잖아요. 그러면 작은 일에 연연하고, 예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더 다양하게 활동하려고 해요. 세상에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많아요. 작은 일에 일일이 신경 쓸 겨를이 없어져요. 전 운동을 선택한 거고, 운동하는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몇 년 전, 첫째 아이만 있을 때 세 가족이 하와이로 여행을 갔을 때도 참 좋았죠.
호텔 앞바다에서 정말 매일 매일 서핑만 했어요.
햇살은 너무 뜨거운데 바닷물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시원함은 지금도 생각이 나요.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과 모습들,
그 광경도 정말 좋았고요.
휴가의 첫 번째 룰, 액티비티를 즐길 것

쉼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어찌 휴가를 빼놓을 수 있을까. 누구나 그러겠지만, 정지희 과장에게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서핑, 패들보드,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의 액티비티 활동 위주로 시간을 채우는 것은 그녀의 가족이 여름휴가를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이 아닌 다이내믹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지친 마음에도, 머리에도 쉼표를 찍는다.
“이번 여름은 부산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했어요. 송정 바다가 서핑하기 좋거든요. 아이들은 바다에서 놀고, 저와 남편은 서핑을 즐기고요. 몇 년 전, 첫째 아이만 있을 때 세 가족이 하와이로 여행을 갔을 때도 참 좋았죠. 호텔 앞바다에서 정말 매일 매일 서핑만 했어요. 햇살은 너무 뜨거운데 바닷물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시원함은 지금도 생각이 나요.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과 모습들, 그 광경도 정말 좋았고요.”
아이와 함께 패들보드를 타는 것은 정지희 과장이 너무나 좋아하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첫째 아들 또한 엄마와 함께 다양한 운동을 섭렵 중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여름휴가가 있는 7월, 재충전하기 좋은 시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지희 과장의 최애 레포츠인 수상스키도 좋겠다. 색다른 경험과 배움은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또 새로운 깨달음을 선사하니 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