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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 CLASS
Hot Issue 2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열풍 진단

메타버스 분석사인 미국 메타메트릭솔루션즈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가상부동산 거래 규모는 5억 100만 달러(약 6,000억 원)에 달한다. 2022년에는 2배 가까운 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측되고 있다. 국내 역시 메타버스2(Metaverse2), 세컨서울(2ndseoul) 등의 메타버스 부동산 거래가 시작된 상태다. 도대체 가상 부동산이 뭐기에 열풍이 불고 있는 걸까. 봉이 김선달은 그래도 눈에 보이는 대동강 물을 팔았는데 가상 부동산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하지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물거품처럼 꺼지게 될 것이니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걸까.

writing. 이임복(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 <NFT, 디지털 자산의 미래> 저자)

가상 부동산에 앞서 알아야 하는 두 가지

가상 부동산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전에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바로 메타버스와 NFT다.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세상)의 합성어로 현실세계를 ‘디지털’을 통해 초월한 세상을 의미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게임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세상에서는 아바타들이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가상 부동산은 이 ‘공간’에 대한 사업이다. 공간은 현실세계처럼 땅이 될 수도 있고, 땅 위에 있는 건물이 될 수도 있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로 ‘대체불가 토큰’이란 뜻이다. 음악, 사진, 그림 등 디지털로 된 어떤 파일이든 블록체인으로 감싸 누구도 위조, 복사, 변조할 수 없는 토큰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파일의 진짜 주인이 누구라는 ‘원본 증명서’인 셈이다. 가상 부동산에서 NFT가 중요한 이유이다.
현실 세계의 부동산 거래는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등기부등본에 등록을 함으로써 마무리된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누가 이런 거래를 증명해 줄 수 있을까? 어떤 메타버스 부동산 사이트에서 땅을 샀는데, 다음날 그 땅을 다른 사람도 소유했다면 분쟁이 일어나게 된다. 자료 해킹이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블록체인 방식의 NFT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 당사자를 포함해 블록체인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거래 장부를 가지는 분산 장부에 있다. 누구나 원한다면 NFT를 조회해서 정당한 거래가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투명성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에서의 부동산 거래는 모든 사람이 모든 거래를 증명할 수 있는 블록체인 방식의 NFT가 믿음과 신뢰를 유지하게 한다.

Metaverse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세상)의 합성어로 현실세계를 ‘디지털’을 통해 초월한 세상을 의미한다.
거래되고 있는 가상 부동산 종류

그렇다면 현재 유명한 가상 부동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했느냐와 가상세계를 바탕으로 했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서비스들은 Earth2(어스2), 메타버스2(Metaverse2), 세컨서울(2ndseoul) 등이 있고, 가상세계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들은 더 샌드박스(The Sandbox)와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가 있다. Earth2는 구글의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를 바탕으로 했다. 이 지도 위에 가로세로로 선을 그어서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타일을 사고파는 게임이다.
메타버스2는 국내 기업이 만든 서비스로 Earth2처럼 위성지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다. 아무래도 한글 서비스가 되어 있기에 Earth2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더 샌드박스는 현실과 전혀 상관없는 더 샌드박스 게임의 기반이 되는 부동산을 판매하고 있다. 더 샌드박스 부동산은 총 16만 6,464개로 되어 있으며, 작년 말 기준 각 타일은 1만 2,700달러(약 1,500만 원-암호화폐 기준이라 시세는 변동될 수 있음)가량에 거래됐다. 디센트럴랜드 역시 가상의 부동산을 판매하며 9만 6천 개의 땅이 1만 4,440달러(약 1,700만 원)에 거래됐다. 평당 1,500만 원에서 가상 부동산이 거래된다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투자의 기준점이 다른 가상 부동산

현실 세계의 부동산이 가치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강남 땅이 다른 곳에 비해 비싼 건 희소성 때문이다. 그런데 희소성만 가지고 있다 해서 가격이 오르지는 않는다. 강남 땅의 가치는 접근성에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편한 교통 시설과 이용하기 편리한 상업 시설들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땅만 희소성이 있다 해서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다.
이를 메타버스 부동산에 대입해 보자. 희소성 면에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와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 모두 한정적인 부동산 자원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희소성을 충족해 주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게임이 또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인공위성 지도를 바탕으로 한 게임은 수없이 나타날 수 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부르마불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한 친구가 모두의 마블이 나왔다며 새로운 게임을 가지고 왔다. 더 재미있는 게임이 나타날 경우 기존 게임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디센트럴랜드와 더샌드박스의 경우 다른 서비스들은 따라할 수 없는 자체적인 세계관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을 판매하기에 좀 더 유리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더 매력적인 다른 게임들이 나타난다면 외면받을 위험이 있다.
상업시설 측면에서는 어떨까? 메타버스 세상에서 ‘길목이 좋은 곳’ 이라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어떤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걸어갈 필요 없이 순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서울이라 하더라도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강남역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가 더 매력적인 곳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투자의 기준점이 다르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투자 위험성에 주의해야 하는 가상 부동산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이슈는 투자의 위험성이다. 메타버스에서 부동산을 사고파는 건 블록체인 방식으로 모두가 거래에 대한 증명을 가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자. 이는 거래에 대한 증명만을 공유하는 개념이지 투자에 대한 리스크까지 서로 분담하는 것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문을 닫더라도 가상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회사에 운영 재개를 요구할 수도, 투자금을 돌려 달라 이야기할 수도 없다.
서울의 지도를 694만 개의 타일로 쪼개어 판매했던 세컨서울은 2021년 12월 29일 서비스를 출시하였으나 이틀 만에 서비스 중단에 들어갔다. 정식 서비스 출시 후 운영사인 엔비티의 주가는 상한가까지 폭등했다. 중단 이유는 개발 안정성, 서비스 정책, 법무/사업적 이슈 때문이라 밝혔으나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에 실망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긴 어렵다. 또한 가상 부동산이 아직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상 부동산을 서비스 하는 모든 곳이 위험하거나 사기성은 아니다. 다만 이 역시도 투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며, 일확천금의 투기를 노려서는 안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희소성이 보장되는지, 지속적인 흥행성이 있는지, 법적인 문제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 기준점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RISK
SUMMARY Hot Issue 2
메타버스에 등장한 새로운 투자,
가상 부동산

디지털을 통한 초월한 세상, 메타버스. 누구나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아바타가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 공간이 가상 부동산이다. 메타버스에서는 블록체인 방식의 NFT(대체불가 토큰)가 가상 부동산의 증명서가 된다.
현재 가상 부동산에는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한 Earth2(어스2), 메타버스2(Metaverse2), 세컨서울(2ndseoul) 등이 있고,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들은 더 샌드박스(The Sandbox)와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가 있다. 그런데 가상 부동산에 투자를 할 때에는 현실 부동산과의 차이를 두어야 한다. 현실 세계의 부동산 가치는 희소성과 접근성 등이 있으나, 가상 세계는 지속적으로 비슷한 것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희소성은 중요하지 않다. 또, 어떤 장소로의 물리적인 이동이 필요하지 않기에 접근성도 의미가 없다. 이처럼 현실과는 투자의 기준점이 다르다.
게다가 명심해야 할 것은 투자 위험성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방식의 분산 장부를 통한 증명은 가능하지만 투자 리스크까지 분담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상 부동산이 법적 사각지대에 있음을 기억하고, 투자의 한 영역으로서 명확한 기준점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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