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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대전
대전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도시다. 지식과 자연, 그리고 미식까지 빠짐없이 완벽하다. 그야말로 과학의 도시라는 것이 느껴진다. 게다가 5월의 봄을 만끽하기에도 탁월한 이곳, 대전이 당신을 부른다.writing. 편집실
-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대전엑스포의 도약을 기억하다
동쪽으로는 우아한 산세를 자랑하는 계룡산 줄기가 뻗어 있고, 서쪽으로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갑천이 잔잔하게 흐르는 대전. 도시이지만 풍부한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이곳 대전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데, 그 문화의 중심에는 과학이 있다.
1993년, 대전에는 국제박람회인 대전엑스포가 열렸다. 대전엑스포는 ‘새로운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 아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이루어 내었고, 특히 현대과학이 머지않아 이룩할 모습을 선보이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였다. 노란 얼굴의 대전 마스코트 ‘꿈돌이’가 등장한 것도 바로 이때다. 대전엑스포는 88서울올림픽 이후 두 번째 국제 행사였으며, 이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억하고자 엑스포과학공원을 조성하였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상징은 한빛탑이다. ‘지혜로운 과거를 바탕으로 오늘과 내일을 잇는 한줄기 빛’을 의미하는 한빛탑은 과학과 우주를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위로 곧게 서 있는 탑을 보고 있으면 내일의 기술을 고민하는 이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현재 엑스포과학공원에서는 한빛탑 미디어파사드 상영과 음악분수를 운영하고 있으니, 아름답게 뿜어져 나오는 과학인들의 열망을 감상하길 바란다.
- 엑스포과학공원
엑스포과학공원의 상징은 한빛탑이다.
‘지혜로운 과거를 바탕으로
오늘과 내일을 잇는 한줄기 빛’을
의미하는 한빛탑은 과학과 우주를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위로 곧게 서 있는
탑을 보고 있으면 내일의 기술을
고민하는 이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 엑스포다리 야경
- 한밭수목원 동원의 화목정
봄볕 아래 자연과 나누는 인사
한빛탑 맞은편에는 대전의 명소로 손꼽히는 엑스포다리가 있다. 대전엑스포 당시 수많은 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 박람회장으로 향했다. 엑스포다리는 1993년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멋을 품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갑천 위에 놓인 엑스포다리를 건너면 한밭수목원을 만나게 된다.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수목원으로 불리는 한밭수목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찬란하고도 그윽한 자연의 얼굴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시민들의 소풍 장소이자 편안한 쉼터가 되어 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한밭수목원. 특히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맹그로브 숲을 테마로 한 열대식물원이 있다. 지구의 탄소 저장소라 불리는 맹그로브 숲은 천연 방파제이면서 물고기들의 은신처가 되어 주는 곳이다. 열대지방에 있는 울창한 맹그로브 숲에 비하면 아주 작은 크기이지만,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힘은 크고 거대하다.
한가로운 봄볕이 내리쬐는 5월, 나무와 꽃들과 해맑은 인사를 나누러 한밭수목원에 가 보는 것은 어떨까. 하얀 쌀밥을 얹은 것 같은 이팝나무, 투명한 노란빛의 바위미나리아재비, 순수하게 반짝이는 데이지 등이 당신의 걸음걸음을 더욱 산뜻하게 할 것이다.
- 카이스트
과학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이곳
한밭수목원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또 다시 과학의 향기를 한껏 맡을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카이스트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관으로서 시민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제공한다. 1949년 서울에 국립과학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던 국립중앙과학관은 이후 1990년 대전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하여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전 장소가 대전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은 대전이 ‘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임을 증명한다. 생물탐구관, 미래기술관, 자연사관, 과학기술관 그리고 천체관측소 등 과학의 전 영역을 알차게 배울 수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환영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카이스트가 있다. 이름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카이스트는 국내 최초 이공계 특수대학원으로 설립된 곳이다. 카이스트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연둣빛 나무들이 드넓은 부지 곳곳에서 봄 햇살을 머금고 있어 산책 코스로도 제격이다. 교정을 한껏 감상하고 싶다면 대전의 공영자전거 ‘타슈’ 이용을 추천한다. 싱그러운 봄 내음 속에 풍덩 빠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 대동하늘공원 풍차
일몰에서 또 다른 생기를 느끼다
대전을 활기차게 거닐었으니 이제 차분히 끝맺음을 할 때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장소로는 대동하늘공원이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대전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숨을 한껏 들이쉬며 곳곳을 바라보다 보면, 과학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생동하는 자연의 선명함이 해거름에 드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 순간, 영영 잠들기보다는 어디선가 또다시 태동할 것만 같은 힘이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대전이 품고 있는 기운이다. 일몰 명소로 꼽히는 대동하늘공원에서 그 생생한 아름다움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대동하늘공원은 대동마을 위에 자리하고 있다. 벽화마을로도 유명한 대동마을의 5월은 골목마다 화려하게 수놓인 장미로 곳곳이 눈부시게 빛난다. 마을 구석구석에서 차곡히 쌓아 온 풍경이 있기에 대동하늘공원에서 톡 터지는 일몰이 더욱 진하게 마음을 적시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완벽하게 대전 여기저기를 다녔지만 조금 부족한 기분이 든다면 아직 빵을 맛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에는 튀김소보로로 유명한 성심당뿐만 아니라 꼭 가야 하는 ‘빵지순례’ 코스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대전의 빵은 여행의 화룡점정이 되어 줄 것이다. 여행지 곳곳이 서로 내세움 없이 어우러지는 대전. 그런 면에서 대전은 정말이지 과학을 닮았다. 과학의 근간은 자연이고, 자연의 기본은 조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