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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한 겹 한 겹에
특별한 추억을 담다
천연 가죽의 매력은 무엇일까? 부드러운 촉감과 자연스러운 향취도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나오는 점이 아닐까.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도,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이만한 아이템이 없는 것 같다.writing. 백미희 photograph. 김범기
사랑을 가득 담은 가죽공예품
연인들의 날이라는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일요일,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IBK人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체험에는 배우자에게 특별한 선물을 건네기 위해 참가한 직원 두 명과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 한 쌍이 참여했다. 공방에 먼저 들어선 이들은 김포산단중앙지점 박지현 교수와 동수원지점공공기관영업팀 박지희 계장이다. 박지현 교수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박지희 계장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남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공방을 찾았다. 최근 아내와 함께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박지현 교수는 골프백에 달 장식용 커플 키링을 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남편이 직접 만든 가죽 카드지갑을 선물 받아 잘 사용하고 있다는 박지희 계장은 남편을 위한 카드지갑을 만들 준비를 한다.
다음으로 공방의 문을 연 이는 IT기획부 이기석 대리 부부. 지난해 5월 결혼한 이들은 현재 한창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결혼해 신혼여행을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고. 이기석 대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먼저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여권케이스를 만들어 보려고요. 아내는 직접 만든 가죽 여권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좋아 보이더라고요.”라며 오늘 만들 아이템을 고른다. 그의 아내는 활용도가 높은 카드지갑을 고른다.
특별한 마음을 담아 가죽공예를 진행하게 될 IBK人들. 이들의 따뜻한 진심이 바탕이 되기 때문일까. 가죽공예의 완성도는 이미 보장된 것만 같다.
각양각색의 가죽 중 내 취향은?
오늘 가죽공예 체험을 진행하는 곳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가죽공방 마고크래프트다. 이곳을 운영하는 선생님이 베지터블 가죽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오늘 사용할 가죽은 베지터블 가죽으로, 프랑스 고급 원피에 식물성 탄닌 원료를 사용해서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가죽입니다.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가죽으로 코팅된 가죽에 비해서 흠집이 잘 나지만 오래 사용할수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나오죠.”
어떤 것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세월의 흔적. 그 매력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IBK人들은 색상은 물론 직접 만져보고 질감을 확인하며 신중하게 가죽을 고른다. 먼저 박지희 계장은 남편의 취향을 고려해서 알맞게 조합할 수 있는 색상의 가죽을, 박지현 교수는 따로 있어도 멋스럽고 함께 놓아도 자연스러운 초록색과 갈색을 선택한다. 이기석 대리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신중하게 색상을 고른다. 이기석 대리는 무난한 조합과 독특한 조합 등 여러 색상의 가죽을 손에 쥐었다 놨다 하며 고민한 끝에 추천받은 갈색 베이스에 카키색 내피로 정한다. 그의 아내는 ‘봄’을 담은 밝은 노란색과 진한 초록의 조합으로색을 결정한다.
사랑꾼 IBK人, 여기 여기 모여라
가죽을 선택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도안대로 가죽을 자르는 작업이다. IBK人들은 손에 힘을 빼고 칼질하는 방법을 배운 뒤 그대로 시도해 본다. 이렇게 자른 가죽에는 마감을 해 준다. ‘토코놀’이라는 마감재를 잘라낸 단면에 바른 뒤 손으로 삭삭 문질러 주면 된다. 손가락의 마찰열이 약의 침투를 도와주고 동시에 슬라이스 단면에 광택을 내게 한다.
마감 작업을 시작하자 IBK人들 사이에 대화의 꽃이 피어난다. 다들 처음 보는 사이인 만큼 오늘 참가한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이야기의 물꼬를 튼 이는 박지현 교수다. 1월이 결혼기념일이었다는 그는 기념일에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직원들에게 보여 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얼마 전에 골프를 시작했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에요. 특히 누군가와 친해지는 데 골프만 한 운동이 없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도 권해서 함께하고 있어요. 사실 이미 네임택은 가지고 있는데 장식용 커플 키링을 만들어서 달면 좋을 것 같아서 클래스를 신청했어요. 올해가 결혼 35주년이니 참 의미 깊은 선물이 될 것 같네요.” 공방에 모인IBK人들 모두에게 그의 마음이 포근하게 전해진다.
지난해 결혼한 이기석 대리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여행으로 간단하게 신혼여행을 마무리해야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 하와이부터 가겠다는 그는 소망을담아 여권케이스를 만든다. 박지희 계장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지갑을 보여 주며 사연을 이야기한다. “남편도 직장에서 가죽공예 체험을 했는데, 카드지갑을 만들어서 저에게 선물해 줬어요. 평소에 너무 잘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 기회를 통해서 남편에게 꼭 선물해 주고 싶었어요. 내일이 밸런타인데이라 초콜릿도 미리 준비해놨어요. 직접 만든 카드지갑과 초콜릿, 빨리 주고 싶네요.”
이렇게 세상에서 하나뿐인 수공예 가죽 제품이 완성되었다.
이미 남다른 이 제품들은 사용할수록 부드러워지고
은은한 광택이 올라오며 ‘나만의 작품’으로 완성될 것이다.
게다가 오늘의 작품들이 더 특별한 것은 IBK人들의 사랑과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
IBK人들은 가죽공예에 집중하는 만큼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아직 신혼부부인 이기석 대리와 박지희 계장은 박지현 교수에게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서로 좋은 여행지를 추천하거나 연말정산이나 업무에 관한 소소한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가죽 모서리를 둥그렇게 만들거나 똑딱이 핀을 박는 등의 고난도 작업은 선생님의 몫이어서 잠시 쉬는 사이 대화에 빠져 있다가도 IBK人들은 다시 작업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제 남은 것은 가장 어려운 바느질 작업이다. 송곳을 수직으로 세워서 바늘구멍을 뚫고 테두리를 실로 꿰매야 한다. 송곳을 수직으로 세워서 힘을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잠시만 방심하면 각도가 기울어진다. IBK人들은 처음 하는 일에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몇 번씩이고 송곳을 다시 세워 구멍을 뚫고 각자 카드지갑과 여권케이스를 고정한 채 바느질을 시작한다. 바느질 작업이 가장 많이 필요한 여권케이스를 골랐던 이기석 대리 역시 신중하게 작업한다. 조용히 바느질 작업에 매진하는 IBK人들.
가죽 체험은 손이 많이 간다. 특히 수작업은 더 하다. 가죽을 재단하고 단면을 마감하고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IBK人들의 체험 또한 5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박지현 교수가 커플 키링을 가장 먼저 완성한다. 카드지갑과 여권케이스에 비해 공정이 간단한 덕분에 비교적 빨리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IBK人들은 “가죽에 조예가 깊으신 분답게 안목이 좋으시네요. 커다랗게 레터링이 들어간 덕분에 아주 멋스러워요.”라며 아낌없이 칭찬을 건넨다. 이어 박지희 계장의 카드지갑과 이기석 대리 부부의 여권케이스와 카드지갑도 완성된다. 서로 제작한 제품을 감상하며 색상 조합이 좋고, 바느질이 훌륭하다는 등 느낀 점을 공유한다.
박지현 교수와 박지희 계장은 각자 집에 돌아가 아내와 남편에게 깜짝 선물을 건넬 생각에 두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인다. 꼬박 5시간을 들여 함께 가죽 제품을 완성한 이기석 대리 부부 또한 만족감 가득한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세상에서 하나뿐인 수공예 가죽 제품이 완성되었다. 이미 남다른 이 제품들은 사용할수록 부드러워지고 은은한 광택이 올라오며 ‘나만의 작품’으로 완성될 것이다. 게다가 오늘의 작품들이 더 특별한 것은 IBK人들의 사랑과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