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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파티부터 핼러윈 파티까지
새롭고 특별한
‘미국’의 파티 문화- 글 편집실
- 미국이 파티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데는 다양하게 존재하는 파티의 형태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축하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파티를 벌이고야 마는 미국의 파티 문화는 우리나라였으면 가까운 지인들이 모이는 모임으로 그쳤을 일도 파티로 만든다. 다양한 축하의 이유를 붙여 파티를 열고, 그 규모나 성격도 제각각 다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파티가 추구하는 목적일 터. 이번 호에서는 새롭고도 특별한 미국의 파티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 맨하탄 전경
- 미국의 파티 풍경
생일 파티를 한다. 친구들을 초대해 선물을 주고받고 놀이의 시간을 가진 후 귀가하는
생일 파티는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탄생과 관련해 더욱 미국다운 파티를
떠올린다면 생일 파티보다는 베이비 샤워를 들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다
미국의 파티는 아무리 사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목적으로 기획된다고 해도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공공성을 띤다. 바로 이 같은 점이 한국의 모임과 미국의 파티 문화가 다른 점이라고 할 것이다. 파티의 주최자는 신경 써서 참석자 목록을 정하고 세심하게 파티의 과정을 관리한다. 미국의 파티에서 주최자는 두루 참석자들을 관리하고 파티의 시작과 끝을 확인한다. 이미 안면이 있거나 관계를 맺은 바 있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 아닌,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모이는 미국의 파티에서 주최자는 참석자들이 서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된다. 미국의 파티에서 주최자는 참석자들의 이름표나 방명록을 만들어 사교를 돕거나,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커뮤니티에 진입한 이를 소개하는 등 참석자들을 배려한다. 또, 파티가 종료된 이후에는 참석자에게 개별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거나, 소정의 증정품을 마련해 주최자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물론 이런 과정이 모두 생략되는 소규모의 파티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파티
가장 흔하게 떠올릴 수 있는 파티의 형태 중 하나가 바로 생일 파티다. 미국에서도 생일 파티를 한다. 친구들을 초대해 선물을 주고받고 놀이의 시간을 가진 후 귀가하는 생일 파티는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탄생과 관련해 더욱 미국다운 파티를 떠올린다면 생일 파티보다는 베이비 샤워를 들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 만삭의 임산부를 축하하고 순산을 기원하는 이 파티는 한국에서는 약간 생소한 문화일 수 있다. 하지만 탄생의 의미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보다 현재 임신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부모에게서 찾는 베이비 샤워의 개념은 미국인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사하게 결혼식에 임박해 신부의 친구들이 모여 신부를 축하하는 ‘브라이덜샤워’ 역시 가장 치열하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당사자를 향한 축하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미국다운 파티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부라는 목적으로 모임을 갖는 다양한 규모의 자선 파티나, 졸업을 즈음해 동문들이 모여 가지는 프롬 파티 등이 미국의 파티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또, 한국이라면 반상회 모임이라고 할 만한 블록 파티도 있다. 주소지 상 일정한 구역 내 주민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친교의 시간을 갖는 것이 목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과 구성의 파티들은 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특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일상에서 벗어난 이색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
- 낯선이를 초대해 즐기는 파티
-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
파티 문화를 경험하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서구 형식의 파티를 즐기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미국의 파티 문화를 즐기는 방법은 미국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낯선 이를 초대해 새로운 사교의 장을 연다는 개념에서 파티는 미국인이 이방인을 초대하는 매우 일반적인 양식이다. 단기간 미국에 머무는 여행자라고 하더라도 게스트하우스나 호텔 등에서 개최하는 파티에 어렵지 않게 참석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미국의 파티 문화가 참석하는 이에게 특별한 준비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것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은 준비돼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간단한 음식이나 주류를 준비해야 하는 파티도 있기 때문에 파티에 참석하기 전에는 주최자로부터 전달사항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여행자가 가장 쉽게 미국의 파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미국의 테마파크 등을 방문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의 파티가 열리는 크리스마스나 핼러윈에 미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을 방문한다면 가장 화려하고 정교하게 준비된 파티 문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디즈니랜드는 9월부터 10월까지 한 달 간을 핼러윈 기간으로 삼아 핼러윈 파티를 펼친다. 핼러윈 특유의 호박 장식으로 꾸며지는 이 기간의 디즈니랜드는 핼러윈 특별 입장권을 배부하고, 핼러윈 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파티를 즐길 수 있다. 핼러윈 파티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불꽃놀이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꿈과 환상의 무대 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시 핼러윈 기간이 되면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핼러윈 퍼레이드는 물론 밤이 되면 찾아오는 호러물의 상영 행사나 체험 프로그램 등이 차원이 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경험자들은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지나치게 무서울 수도 있다고 귀띔할 정도로 유니버설스튜디오의 핼러윈 파티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의미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12월31일도 미국 전역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다. 앞서 언급된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테마 여행지는 물론 머물고 있는 도시 곳곳에서 낯선 이들과 어울려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광장의 시계탑을 함께 보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 장소에는 평소 좋아하는 분장이나 차림 등으로 제각각 화려하게 꾸민 시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뽐낸다. 12시 정각에 터지는 폭죽 행사도 경험해볼만한 볼거리이다.
미국인을 미국답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또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이기도 한 파티. 파티는 미국인이 타인을 만나 관계를 맺고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벤트다. 그런 의미에서 ‘birthday’를 주제로 한 <with IBK> 8월 호 역시 일종의 파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