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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Networking Service
SNS, 그 영향력을 책임지는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한 때
소셜 미디어는 계속해서 변화하면서도 ‘소통과 교류’를지속해 왔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SNS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SNS가 우리를
진실에서 멀리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제 SNS는 변화의 시기에 와 있다.
writing. 김대호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개인 미디어의 진화, 소셜 미디어
인류 역사에서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종교였다. 그런데 과학의 발전과 지식의 확산으로 종교의 지배는 크게 줄었다. 그러면 종교의 자리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토니 슈와르츠(Tony Schwartz)는 저서 <미디어: 제2의 신>에서 미디어를 ‘제2의 신’으로 정의하고, 종교의 자리에 미디어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 미디어는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분야였다. 전문 저널리스트들이 수많은 정보를 걸러서 우리에게 필요한 뉴스와 정보 형태로 가공하여 전달해 주었다. 또 전문 제작자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드라마, 영화들을 만들어 보여 주었다. 그런데 이제 미디어는 그런 전문가의 손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구든 고성능 카메라로 무장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미디어 제작자가 될 수 있다. 개인 미디어가 등장한 것이다. 개인 미디어는 전문적인 미디어에 타격을 주더니, 곧바로 개인들을 연결한 새로운 미디어로 진화했다. 바로 ‘소셜 미디어’라 불리는 SNS다.
보편적인 소통 창구가 된 SNS
소셜 미디어는 미디어를 전문가의 세계로부터 우리 모두의 세계로 끌어내림으로써 미디어 세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물론 SNS가 정착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부침을 거듭했다.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한 버디버디는 국내 최초로 SNS를 알린 서비스였지만, 지금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도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사라졌다. SNS 역시 초기에는 텍스트 중심의 서비스로 시작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와 동영상 중심으로 변해 왔다.
싸이월드가 등장했을 때 ‘나’의 미니홈피는 그야말로 내가 만든 미디어이자 제2의 가상 세계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싸이월드보다 뒤늦게 등장한 페이스북이 싸이월드를 제치고 세계를 연결하는 SNS가 되었지만, 그 컨셉은 여전히 동일하다. 블로그는 또 어떤가? 내가 쓴 글이 인터넷을 통해서 누구에게나 전달되고 알려지는 새로운 미디어 세계를 만들었다.
이제 SNS는 개인부터 기업 등 누구나 만들고 이용하는 소통의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서비스로 누구든지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소통하고 교류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콘텐츠 생산과 유통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국제적인 소통 미디어가 되었다. 이에 더해 한국에서는 카카오톡이 국민 소통 도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제는 개인들 간의 직접적인 연결 수단인 SNS가 보편적인 소통의 방법이 되었다. 그러면서 SNS는 그 이전의 어떤 미디어보다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긍정적인 활용
소셜 미디어를 잘 쓰면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민주적이고 창의적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잘못 쓰면 사회를 파괴하는 무기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SNS가 등장한 초기에는 SNS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그런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2011년 아랍에서 일어난 일련의 시민 혁명이 대표적이다. 모든 전통적인 미디어의 통로가 막혔을 때 유일하게 민주화 현장을 알린 것이 SNS였던 것이다. 튀니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할 곳이 없어서 노점상을 하던 청년의 분신 소식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면서 튀니지 국민들이 분노하고, 전 세계에 소식이 전해지고 공감하면서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이제는 세계 어디에서나 개인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한다.
또한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SNS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통하고 소셜 커머스 기업들과 거래함으로써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수익을 올리는 모습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K-Pop을 세계에 널리 전한 BTS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SNS를 통해서였다. 2017년 BTS는 미국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를 차지하기 전의 일이다. BTS의 성공은 팬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으로부터 이루어졌다. 2013년 데뷔한 BTS는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팬들과 일상을 공유했다. BTS 멤버들은 팬을 고객으로 보지 않고 친구로 보고, 음악 작업실이나 방을 소개하거나 팬의 안부를 묻고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식으로 진정성있게 소통해 왔던 것이다. 이제 SNS와 온라인 플랫폼은 아예 음악 산업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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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개인들 간의
직접적인 연결 수단인
SNS가 보편적인 소통의
방법이 되었다. 그러면서
SNS는 그 이전의
어떤 미디어보다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SNS 확대가 가져온 탈진실의 시대
시간이 지나면서 SNS의 작동 원리가 인간을 진실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인터넷 검색을 이용할 때 개인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맞춰 걸러진 편향된 정보, 즉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 갇히게 된다. SNS 알고리즘도 마찬가지다. SNS에서는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 불편하지 않은 얘기만 주고받는 ‘반향실(Echo Chamber) 효과’가 나타난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 여지는 없고, 확증편향은 더 강화되는 것이다.
이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가짜 뉴스가 세계 곳곳의 언론과 미디어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실인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실과 사실이 아니라, 오직 자기편의 주장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는 ‘탈진실(Post-Truth)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가짜 뉴스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전파하는 사람, 집단 들이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는 2021년 발간한 ‘산업화된 허위 정보-2020년 조직된 소셜 미디어 조작 목록’ 보고서를 통해 세계 81개국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사이버 부대’가 산업적 규모로 활동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직적 활동이 포착된 나라가 2017년 28개국에서 2019년 70개국, 2020년에는 81개국으로 크게 증가했다. 많은 나라에서 정부·정당·홍보회사가 허위정보를 유포해 여론전을 펴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는 한국에서 정부·정당이 조직한 사이버 부대들이 ‘중간단계’ 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SNS가 극단적인 여론 양극화와 갈등을 조장한다는 폐해가 지적되면서 SNS에 대한 비판이 늘었다. 심층 탐사 보도를 통해 필리핀 두테르테 독재 체제의 무법과 탈법을 폭로한 공로로 2021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페이스북이 진실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허위 정보를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조작된 정보를 퍼뜨리는 데 몰두하는 등 편향성을 띤다는 것이다.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수석 매니저도 미국 의회 증언에서 “페이스북은 아이들에게 직접 해를 끼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플랫폼”이라고 폭로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정보의 편향성이나 왜곡된 사실을 가리지 않고 개인 성향에 맞춘 정보를 반복해서 보여 주고, 자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주변에 모아 줌으로써 특정 신념과 편견을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광고 수입 때문에 논란이 되는 극단적인 언행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기업은 플랫폼에 사람이 많이 모이고, 오래 머무를수록 광고 수익이 늘어난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인공지능의 활용, 리터러시 교육, 윤리적 제도 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 SNS가 인간의 소통을 풍부하게 하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SNS
이제 SNS는 변화의 시기에 와 있다. 기술적으로는 동영상과 이미지 중심에서 가상 세계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메타버스의 확산은 그것을 예고하고 있다. 메타버스로 3차원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는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공표했다. 또한 불특정 다수 이용자의 연결에서 링크드인과 같은 특정 이용자, 또는 주제별 SNS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핵심은 아니다. 클럽하우스 사례에서 보듯이 반짝 관심을 끌다가 사라지는 서비스가 부지기수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SNS가 다시 인간에게 이롭고 삶의 향상에 혜택이 되는 방향으로의 재구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SNS의 편향적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것은 그러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전후 관계를 조사하고 관련 근거, 발생 시점, 자료 출처나 사진 이미지 내 조작 흔적 등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찾아내는 것이다. 가짜 뉴스를 거르는 팩트 체크 활용과 미디어 이용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 등의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 이런 움직임이 아직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인공지능의 활용, 리터러시 교육, 윤리적 제도 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 SNS가 인간의 소통을 풍부하게 하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