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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향에 맞춰
    찾아가는
    통영으로의 휴가

    • 글·사진 송일봉(여행작가)
  • 여름휴가철이 돌아왔다. 전국 곳곳의 유명 해수욕장도 대부분 개장을 했다. 때 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올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을 선정해서 발표했다. 여름휴가지로 인기가 많은 경상남도에서는 모두 네 군데가 선정되었는데, 통영시에서는 욕지도 모노레일이 안심관광지로 선정되었다. 다양한 여행지가 많은 경상남도 통영, 올여름 ‘안심휴가지’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으로의 여행 채비를 시작해 보자.
욕지도 ★ 천천히 걸어 다니기 좋은 섬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섬인 욕지도(慾知島)는 통영항에서 남서쪽으로 30km쯤 떨어져 있다. 욕지도로 가려면 우선 통영에서 배를 타야 한다. 욕지도행 배는 중화항, 삼덕항, 통영항 등에서 운항하고 있다. 중화항에서는 약 50분, 삼덕항에서는 약 1시간,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는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운항편수는 각 항구별로 하루에 4~7회 정도다.
욕지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욕지도의 명물인 모노레일을 타보는 것이 좋다.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은 욕지도 선착장에서 500m쯤 떨어져 있다.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이 있는 대기봉(해발 355m)까지의 거리는 약 2.1km로 짧다. 하지만 모노레일이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약 15분이 소요된다.
모노레일의 상부 승강장인 대기봉에는 자그마한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 섬에 있는 산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곳 대기봉 전망대에서는 시원한 바다 풍경과 함께 욕지도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욕지도는 섬 곳곳에 있는 명소들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이틀이나 사흘 정도 머물기에 좋은 섬이다. 욕지도의 주요 명소로는 두 개의 출렁다리를 비롯해 삼여도, 펠리컨바위, 새천년기념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욕지도에는 특별한 먹을거리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욕지도에서 양식하는 고등어를 이용한 요리들이다. 욕지도의 몇몇 식당에서 고등어회, 고등어조림, 고등어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굴과 낙지가 듬뿍 들어간 ‘욕지도표 짬뽕’도 유명하다.

  • 한려해상국립공원
  • 욕지도 모노레일(통영시청_김택수)
사량도 ★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 연주회가 열린 섬

지난 2013년 6월, 통영 사량도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연주회가 열렸다. 이 연주회를 통해서 사량도는 큰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백건우 씨와 윤정희 씨 부부는 사량도에서 3박 4일 동안 머물면서 연주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틈틈이 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이 같은 소소한 일상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그리고 TV를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사량도를 찾기 시작했다.
통영 가오치항에서 배를 타고 40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사량도는 윗섬(상도)과 아랫섬(하도)으로 나누어져 있다. 윗섬과 아랫섬 사이에는 ‘동강’이라 불리는 해협이 흐르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마치 ‘뱀을 닮았다’해서 ‘사량도(蛇梁島)’라는 섬 이름이 붙여졌다.
사량도를 찾아온 사람들 대부분은 금평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을버스를 타고 돈지선착장으로 향한다. 사량도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사량도 지리산 암릉 종주 코스’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돈지선착장을 출발해서 사량도 지리산(해발 397.8m), 월암봉, 가마봉, 옥녀봉 등을 거쳐 금평항까지 이어지는 종주 코스의 전체 길이는 7km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사량도 지리산의 산행 코스는 암릉 구간과 평탄한 능선길, 철제계단, 출렁다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초행이거나 암릉 등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경험자의 안내를 받아야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비록 등산로가 험하긴 해도 곳곳에 앉아서 쉴만한 공간이 있고, 산행 내내 멋진 바다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다. 해무(바다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옥녀봉 근처에서 환상적인 절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미륵산 461M 미륵산 정상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
미륵산 ★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산

통영시 당동과 미수동 사이에는 통영운하가 놓여 있다. 1,420m 길이의 통영운하는 일제강점기 때 조성했는데 이 운하를 건너야만 미륵도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미륵도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섬이 육지와 거의 붙어 있기 때문이다.
통영 시내에서 통영운하를 건너 미륵도로 가는 방법은 모두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해저터널을 이용해서 걸어가는 방법이고, 나머지 두 가지는 자동차를 타고 충무교 또는 통영대교를 건너는 방법이다.
통영운하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한 해저터널의 길이는 482m다. 지금도 통영시민들은 물론이고, 외지에서 온 여행자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바다 밑을 걷는 재미가 꽤 쏠쏠해서 이 해저터널을 걸어보기 위해 일부러 통영을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미륵도에는 가벼운 등산을 할 수 있는 미륵산(해발 461m)이 있다. 미륵산으로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걸어서 오르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걸어서 오를 경우 미륵산 초입에 있는 용화사에서 관음암과 미륵치를 거쳐 미륵산 정상까지 가면 된다. 등산 거리는 약 2km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미륵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부역사에서 상부역사까지는 약 10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의 길이는 1,975m다. 상부역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는 나무 데크가 놓여 있어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산을 오를 수 있다.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스카이워크, 한산대첩 전망대, 신선대 전망대 등을 지나게 된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통영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한산대첩 전망대의 조망이 좋다.

옥녀봉의 아침(통영시청_김범용)
동피랑벽화마을 ★ 알록달록한 동화마을

동피랑벽화마을은 통영의 ‘핫플레이스’ 가운데 하나다. ‘동쪽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의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피랑벽화마을은 가파른 산비탈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동피랑벽화마을은 마을 전체가 알록달록한 색깔로 예쁘게 치장되어 있다. 마치 지중해의 어느 아름다운 마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껴지는 명소다. 따라서 동피랑벽화마을은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진 벽화들을 구경하면서 좁은 골목길을 걷는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감수성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동화의 한 장면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동피랑벽화마을에 그려진 그림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틀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조물들이 그림 속의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녹이 슨 철문, 담장 옆에 세워 놓은 자전거, 자그마한 창문, 지붕 위의 물탱크 등이 자연스럽게 그림의 일부분으로 등장한다.
동피랑벽화마을은 최근에 새단장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서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이 작업에는 통영미협 소속의 화가들을 포함해서 서른네 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는데 벽화 외에도 예술작품 22점 공공시설물 24점을 동피랑벽화마을 곳곳에 설치했다.
동피랑벽화마을 입구에서 100m쯤 올라가면 ‘동백이 플레이스’가 있는데 통영을 상징하는 캐릭터 ‘동백이’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동백이 인형’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고, 동피랑벽화마을에 대한 안내도와 자료들도 얻을 수 있다.

  • 안녕, 동피랑 동피랑벽화마을의 입구
  • 통영항 이순신 거북선
충렬사 ★ 애틋한 사랑의 무대

통영시 명정동에 있는 충렬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사당이다. 조선 선조 때인 1606년에 제7대 통제사 이운룡이 세웠다. 현재 충렬사 경내에는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비롯해서 홍살문, 정문, 외삼문, 중문, 내삼문 등 모두 다섯 개의 문과 유물전시관이 있다. 유물전시관에는 중국 명나라의 신종 황제(1563~1620년 재위)가 이순신 장군에게 선물한 팔사품이 전시되어 있다.
충렬사 앞에는 소설가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도 등장하는 ‘명정골 우물’이 지금도 잘 보존되어 있는데, 두 개의 우물 가운데 하나인 ‘일정(日井)’은 충렬사, ‘월정(月井)’은 인근 마을에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이 우물은 사용하지 않지만 관광객들에게는 개방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