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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에서 놀자!
    다양한 방법의
    여행이 가능한 도시

    • 글. 송일봉(여행작가)
  • 플레이(Play)의 사전적 의미 중 하나는 ‘스포츠 선수들이 발휘하는 기술이나 역량’이다.
    여행에서도 이 같은 플레이가 필요하다. 똑같은 지역을 여행하더라도 여행 후에 느끼는 만족도는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에서의 플레이는 ‘여행의 형태’ 또는 ‘여행의 주제’를 가리키는 또 다른 용어이기도 하다 .
    이런 다양한 방법의 여행이 가능한 곳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이다. 거대한 항구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기자기한 여행명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도시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스토리텔링 여행 ★ 동백섬

가수 조용필 씨가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첫 소절에도 등장하는 동백섬은 그 이름과는 달리 이제 섬이 아니다. 본래는 섬이었으나 오랜 퇴적작용으로 인해 육지(육계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백섬 일대는 현재 동백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동백섬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적한 바닷가에서 황옥공주 동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동상은 1974년에 처음 세워졌다. 하지만 1987년에 큰 태풍으로 유실되었고, 1989년에 다시 세워졌다. 전설에 의하면 황옥공주는 먼 옛날 동백섬에 살던 무궁나라 은혜왕의 왕비였다고 한다. 그런데 보름날 저녁이면 본래의 모습이었던 인어로 변해 동백섬 앞바다에서 헤엄을 치며 놀았다고 한다.
비록 전설이긴 하지만 지금도 동백섬 앞바다에 인어가 산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전설을 토대로 무궁나라는 가락국, 은혜왕은 김수로왕, 황옥공주는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왕후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동백섬의 가장 높은 곳에는 고운 최치원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신라 말의 대문장가인 고운 최치원은 잠시 동백섬에 머물렀던 당시 바닷가 바위벽에다 ‘해운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했고, ‘해운’이라는 자를 가진 최치원의 동상이 동백섬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 동백섬 산책로
  • 부산의 전통적인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오륙도
생태 여행 ★ 오륙도

오륙도는 부산의 전통적인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여섯 개의 섬 이름은 육지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밭섬)이다. 이 가운데 등대섬을 제외한 다른 섬들은 무인도다. 섬이 여섯 개인데도 ‘오륙도’라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가운데 “서쪽에서 보면 다섯 개, 동쪽에서 보면 여섯 개의 섬이 다 보인다.”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이와는 달리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섬 아랫부분이 드러나 방패섬과 솔섬이 하나의 섬이 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2011년 이전에는 방패섬과 솔섬을 합쳐서 ‘우삭도’ 라 부르기도 했다. 현재 오륙도 일대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륙도 근처에 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두꺼운 고하중 방탄유리가 15m쯤 바다 쪽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서 오륙도의 모든 섬이 보이지는 않지만 두 개의 섬(방패섬, 솔섬)은 선명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안전을 위해 덧신을 신어야 하며 셀카봉은 지참할 수 없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근처에는 자연생태공원인 ‘이기대 자연마당’이 조성되어 있다. 인공연못의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된 친환경 데크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오륙도 선착장에서 ‘이기대 자연마당’으로 올라가는 탐방로 주변에도 넓은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하얀색 꽃이 피었다가 노란색으로 지는 ‘돈나무’도 찾아볼 수 있다. 꽃밭 곳곳에 꽃의 이름과 특성을 적은 팻말이 세워져 있어서 생태환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송도베이스테이션과 송도스카이파크를 오가는 해상케이블카
프러포즈 여행 ★ 송도 볼레길 & 송도해상케이블카

부산시 서구에는 송도 볼레길을 비롯해서 천마산 10리길, 구덕산책로 숲길, 대신공원 숲길 등 ‘4대 명품 그린웨이’라 불리는 탐방로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탐방로가 ‘송도 볼레길’이다. ‘볼레길’의 ‘볼레’는 ‘보다’와 ‘둘레길’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송도 볼레길은 현인광장을 출발해서 송도해안산책로를 거쳐 암남공원 두도전망대까지 간 다음, 다시 현인광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탐방로다. 전체 거리는 8.3km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송도 볼레길의 출발지인 현인광장은 부산 출신의 가수인 故 현인 씨를 기리기 위해서 조성했다. 광장에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 현인 씨의 동상과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비 등이 세워져 있다. 현인광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 가는 길은 바닷가를 따라 송도해안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해안산책로는 현재 낙석사고 위험이 있어서 임시로 폐쇄된 상태다. 안전시설이 완료되는 9월 이후에는 탐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우회도로를 이용해서 암남공원 입구까지 갈 수 있다.
혹시라도 우회도로를 걷는 게 부담이 된다면 송도베이스테이션(송림공원)과 송도스카이파크(암남공원 입구) 사이를 오가는 송도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체력 소모와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고, 송도 볼레길의 송도해안산책로와 해안풍경을 바다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케이블카 캐빈 안에서 특별한 프러포즈를 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송도스카이파크 야외 전망대에는 ‘프러포즈를 하는 남자’ 조형물이 있어서 프러포즈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길이는 1.62km다.

태종대 촛대바위
트레킹 여행 ★ 암남공원

외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암남공원은 호젓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1972년에 자연공원으로 지정이 되었지만 오랫동안 군사보호 구역으로 출입을 통제하던 곳이다. 하지만 1996년 일부지역을 개방, 1997년에는 암남공원 전체를 개방했다. 암남공원 트레킹 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는 두도전망대다. 이 전망대에서는 무인도이자 새들의 낙원인 두도(頭島)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두도전망대 옆에는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계단이 조성되어 있다.
암남공원 입구에서 두도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크게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바닷가를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생태탐방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평탄한 임도를 따라 걷는 산책로다. 이 두 개의 길을 잘 활용하면 암남공원의 특성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즉, 두도전망대까지 갈 때는 생태탐방로를 걷고, 암남공원 입구로 돌아올 때는 산책로를 이용하면 된다. 생태탐방로에는 아담한 구름다리, 동백나무길 전망대, 포구나무 쉼터, 허그나무 쉼터 등이 있고, 곳곳에서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걸작품인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암남공원의 두도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도 전경
  • 감천문화마을의 예술작품
핫 플레이스 여행 ★ 감천문화마을 & 용궁구름다리

부산시 사하구에 있는 감천문화마을은 최근 들어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감성 여행지다. 생활공간과 예술공간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감천문화마을은 6·25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삶의 희망을 품고 어렵게 살았던 마을이다. 그래서 사진으로만 보면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에서 힘들었던 삶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가파른 산자락에 지어진 집들 대부분이 골목길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느 골목길로 들어서더라도 전혀 막힘없이 다른 길로 연결이 된다. 이들 골목길에서는 감천문화마을 주민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 곳곳에는 수준 높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벽화 또는 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인생샷’은 아니더라도 멋진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어떤 카페는 무료로 앞마당을 제공하고 있고, 또 어떤 카페에서는 감천문화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송도스카이파크 근처에 있는 ‘용궁구름다리’는 지난해 6월에 개장을 한 이후로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을 하고 있다. 127m 길이의 구름다리 모습도 멋지지만 용궁다리와 연결된 작은 섬인 동섬에서 시원한 바다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용궁구름다리의 형태는 입구에서 보면 용의 머리를 닮았고, 하늘에서 보면 ‘행운의 열쇠 모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