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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AND+ SPACE
    브랜드와 공간의 색다른만남

    • 편집실
  • 브랜드와 공간이 만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기업과 브랜드는 오프라인 공간 만들기에 집중한다. 아무리 온라인 세상이 지배적이라고 하지만 아직, 아니 앞으로도 우리에게 공간은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의미다.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위해 차별화된 공간을 완성해가는 브랜드의 이야기,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의 의미가 궁금하다.
현대백화점, 공간을 재정의하다

현대백화점은 물건을 사는 단순한 쇼핑을 넘어 휴식, 여가, 문화 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도심 속 공원을 표방한 ‘더현대 서울’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연 매출 2,000억 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면적을 매장 대신 실내 조경과 문화 공간 등 고객들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쇼핑이 중심이었던 백화점의 공간적 개념을 깬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지하부터 8층까지 조경 디자인을 맡은 ‘디자인 알레’의 우경미 대표와 우현미 소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백화점 계단을 올라오면서 층층이 바라보는 조경이 마치 등산할 때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는 듯한 기쁨을 주고자 했다.”며 조경 디자인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롯데·신세계백화점, 쇼핑을 넘어선 또다른 공간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와 신세계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백화점 인근의 주민들과 고객들의 특성에 맞춘 독창적인 콘텐츠와 편집숍, 소통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백화점 속 화랑인 ‘아트스페이스’를,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구성했으며,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이달 5월 백화점 내에 약 800평 규모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마련한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_아모레 성수 홈페이지
아모레 퍼시픽, 공간으로 비즈니스 하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서울 성수동에 체험만을 위한 대규모 공유 공간인 ‘아모레 성수’를 개장했다.
공간의 중심에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식물로 가꾼 성수가든을 만들어 계절의 변화를 고객이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웹체크인을 통해 샘플 교환, 상품 정보 검색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리셉션, 성수가든을 바라보며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는 가든 라운지 등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을 자유롭게 경험하고 체험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설계했다.

젠틀몬스터의 스페이스 브랜딩

젠틀몬스터 등의 브랜드도 스페이스 브랜딩에 집중했다. 젠틀몬스터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 디자인과 더불어 방문의 문화적 동기를 자극하는 캠페인으로 브랜드 구축에 성공했다. 젠틀몬스터는 매장을 통해 세 가지 콘셉트를 일관되게 구현했는데, 예측 불가능함(Unpredictable), 기이한 아름다움(Weird Beauty), 인식력(Perception)이다. 젠틀몬스터의 스토어들은 공간마다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홍대 플래그십스토어 ‘더 로켓’은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노인이 되는 과정 속 느끼게 된 열망, 맹목 그리고 갈등을 다루고 있다.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흰 까마귀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러한 공간을 방문한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이 게시물들은 자연스럽게 화제성을 일으키며, 이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과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출처 _ @amore_seongsu 출처_젠틀몬스터 홈페이지
  • 출처_코오롱스포츠 홈페이지
  • 출처_갤러리아 고메 494
  • 출처_@sounds.han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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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그곳엔 특별한 공간이 있다

한남동의 경우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코오롱스포츠 한남, 사운즈 한남, 고메494 등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몰려 있다. 지금보다 훨씬 이전부터 다양한 브랜드들은 이곳을 주목한 것이다.
특히 사운즈 한남은 도시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상점, 오피스, 갤러리, 주거공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독특하게도 이곳은 매거진B를 만든 제이오에이치(JOH)에서 기획한 공간으로 식당, 카페, 책, 문화공간 등 균형잡힌 브랜드들을 소개하고 주거, 오피스공간까지 담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제이오에이치가 만드는 매거진B는 러쉬, 에어비앤비, 츠타야서점, 이케아, 아우디 등 국내외의 브랜드를 매호 테마로 선정해 소개하는 책자이다. 한마디로 사운즈 한남은 브랜드 매거진을 만든 브랜드에서 만든, 브랜드를 위한 공간인 것이다.

코로나19시대, 공간의 본질에 집중하다

최근 한남동에는 코오롱스포츠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코오롱스포츠 한남' 은 작품을 관람하는 전시장과 판매 공간인 쇼룸을 한 공간에 담았다. 전시 콘텐츠는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을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글린트’와 협업해 만들었다.
지상 1층은 브랜드 전시장으로 꾸며졌는데, 매장 오픈과 함께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는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킹, 트레일 러닝 등 어반 아웃도어(도시 안에서의 야외 활동)를 주제로 했다.
코로나19가 국내 골목골목의 상권을 덮쳤고, 이제는 온라인 공간만이 해답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브랜드는 그럴수록 사람이 다시 모이는 공간의 본질에 집중한다. 이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사람과 공간이 직접 만났을 때만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의 가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