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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고객센터 최미수 교수

    사진으로 공간을 말하다

    • 정임경
    • 사진 김범기, 김현희
  • 혹자는 공간은 시간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 공간 속에서 숨을 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IBK고객센터 최미수 교수는 다양한 공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은 사진작가로서 강북지역본부 영업지원팀 박은수 대리의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은 과거 행복의 반영이에요”

서정적이다, 감성적이다 최미수 교수의 사진첩이 그랬다. 누군가에게는 차창 위에 떨어진 꽃잎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녀가 뷰파인더로 기록한 그 꽃잎은 떠나가는 봄이요, 옛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무엇이다.
최미수 교수는 집을 나설 때면 늘 카메라를 챙긴다. 여행길이든, 동창생을 만나러 가는 길이든 말이다. 휴대폰 카메라가 일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DSLR 카메라를 어깨에 두른다. 2006년 첫 해외여행을 떠날 때 인연을 맺은 디지털 카메라를 시작으로 DSLR 카메라까지 섭렵했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도 사진만 보면 마냥 좋았다. 그렇게 최미수 교수는 15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사진을 찍는 일에 마음을 쏟고 있다. 사진을 즐겨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미수 교수는 “예뻐서요!”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사진은 돌아갈 수 없는 과거 시간의 반영이에요. 재미있는 사실은 제 기억이 사진만큼 정확하지 않다는 거예요. 기억은 늘 제가 좋았던 쪽으로 변화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죠. 옛 사진을 보면 나도 이렇게 즐거운 순간이 있었구나 싶어요. 그래서 사진을 과거 행복의 반영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사진은 즐거운 회상을 도와줘요.” 사진이 행복한 순간을 박제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는 더 적극적으로 가족, 지인들의 모습을 기록한다. 언제 봐도 좋을 행복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처음에는 피사체가 되는 것을 망설이던 친구들도 지금은 “미수야, 카메라 가져왔지.”라며 사진 촬영을 기다린다고.

공간에 따른 조명 사용법 배워

가끔 풍경 사진이나 친구 회사 제품 사진도 찍지만, 최미수 교수는 사람을 프레임에 담는 것을 좋아한다. 인물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에 교수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박은수 대리 가족을 촬영하기 전 픽쳐쑈 스튜디오 김범기 실장에게 실내 및 야외 공간 촬영에 따른 조명 활용법을 배우기로 한 것도 사진에 관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내에는 천장 등, 무드 등 여러 개의 조명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이 중 하나의 불을 광원으로 두고 조명으로 빛을 조절해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실내 공간에 햇빛이 들어오면 전등은 끄고 태양 빛을 이용하고요. 그리고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 야외 촬영을 할 때는 조명을 이용하지 않고 반사판만 잘 써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어요. 촬영하면서 조금 더 알려드릴게요.”
사진이 빛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 조명을 하루 만에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김범기 실장은 어시스트를 자처했다. “인물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현장을 리드해야 합니다. 그들의 표현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교수님 준비되셨죠?”

박은수 대리와 할머니의 포즈를 잡아주는 최미수 교수.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자 자연스레 전문가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표정, 시선, 포즈, 손끝 처리 등 무엇 하나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
최미수 교수가 촬영한 박은수 대리와 할머니 박애순 씨 사진
할머니와 손주의 사랑을 기록해

최미수 교수의 모델이 되어준 박은수 대리는 할머니 박애순 씨와 함께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꽃분홍색 고운 셔츠를 입고 오신 할머니는 “은수가 태어날 때부터 한집에 살면서 바쁜 딸 내외를 대신해 키웠어요. 오늘 손주와 처음으로 이런 사진도 찍고, 여행을 떠나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 셔츠와 신발 모두 손주가 사줬어요!”라며 손주 자랑이시다. 스물다섯 다 자란 손주지만, 여전히 품 안의 자식인 듯 할머니의 눈길은 손주만 쫓는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지만, 최근 다리 수술을 받고 거동을 하지 못했을 때를 떠올리면 박은수 대리의 마음이 바빠진다고. 오늘 최미수 교수의 사진 모델이 되어준 것 또한 할머니와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다. 따뜻한 봄날 속초로의 여행과 뜻깊은 사진 촬영 또한 할머니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한 노력일 터.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 박은수 대리와 할머니의 포즈를 잡아주는 최미수 교수.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자 자연스레 전문가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표정, 시선, 포즈, 손끝 처리 등 무엇 하나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
조명의 세기에 따라 조리개의 여닫는 정도를 김범기 실장과 함께 상의도 해본다. 어느새 최미수 교수의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할머니를 생각하는 박은수 대리의 마음이 기특하고 예뻐서 최고이자 최선의 사진을 선물하고 싶은 최미수 교수는 한 컷, 한 컷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할머니, 나 봐봐. 할머니 나 보면서 웃어봐!” 한없이 살가운 손주 박은수 대리의 한 마디에 할머니 얼굴에는 화사한 웃음꽃이 폈다. 그 순간을 놓칠 수 없는 최미수 교수 또한 빠르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양재 시민공원에서 야외 촬영이 이어졌다. 해가 좋은 날이라 반사판만으로 촬영에 임한 최미수 교수. 반사판 어시스트를 김범기 실장이 자처했다. “반사판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네요!”라며 반사판의 효과에 고개를 끄덕인다. 봄꽃들 사이에 자리 잡은 할머니와 손주의 모습이 따뜻하다. 앞서 최미수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이 사진을 봤을 때 좋은 추억이라고 회상하길. 강릉으로 출발하기 전 박은수 대리가 할머니에 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할머니께서 누워 계시는 동안 함께 하지 못한 일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늘 불편했어요. 다행히 많이 호전되셔서 스튜디오에서 사진도 찍고, 여행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못한 일들을 모두 푸는 느낌이랄까요(웃음). 언제 또 아프실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건강하실 때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5월에는 제주도 여행도 계획 중입니다. 할머니와 사진도 많이 찍을 거예요!”

  • 최미수 교수가 촬영한 ‘메밀밭의 추억’- 봉평
  • 최미수 교수가 촬영한 ‘별보러 가자’- 첨성대
사진 찍으며 여행하고 싶어

“할머니가 주신 사랑을 온전히 흡수해 잘 자란 박은수 대리님 가족 사진을 찍는 내내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사진이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요(웃음). 무엇보다 전문적인 장비들이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촬영한 것 자체가 저한테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어 최미수 교수는 “인물을 찍을 때 어깨와 얼굴이 정면을 보면 증명사진처럼 경직된 사진이 되지만, 살짝 사선으로 서면 훨씬 자연스러워져요. 그리고 인물이 일직선으로 쭉 서버리면 재미없는 사진이 되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 순간 서 있는 위치 그대로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라며 인물 사진 잘 찍는 소소한 팁을 건네기도 했다. 최미수 교수는 5월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1979년 입사 후 퇴사와 재입사를 거듭했지만,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매일 아침 출근해 업무를 이어나갔다. 타고난 책임감으로 참 열심히 일했다. 이곳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기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조금은 어색하다고. 그리고 지금 그녀는 5월 말 이후의 시간을 조금씩 계획 중이다.
“일단은 조금 쉴 생각이에요. 그리고 6월, 7월 거제도와 제주도에 가 수국을 보려고요. 아름다운 꽃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고 싶어요. 물론 사진도 찍겠죠(웃음).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을 떠나도 좋을 때가 오면 스페인 산티아고길을 걷고 싶고요.”
물론 그때도 좋아하는 카메라와 함께일 것이다. 특유의 감성으로 어떤 풍경, 사람, 순간을 박제해올지 사진으로 말하는 최미수 교수의 이야기가 벌써 듣고 싶어진다.

최미수 교수의 인물사진 촬영 TIP

1. 인물사진 촬영 시, 정면만 보지 않아도 좋아요. 서로를 바라보거나, 시선을 상하좌우에 두도록 유도해보세요.
2. 정면사진이 어색하다면 사진 찍는 사람이 사선에 서서 촬영하면 자연스러워요!
3. 인물이 여럿이라면 위치는 서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찍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