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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 열풍이 불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 글. 이상훈 여행작가
    • 참고도서. 처음 유럽 어디부터 갈까?(이상훈, 코코넛컴퍼니, 2018)
  • 코로나19가 끝나면 꼭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는 스페인. 가봤던 사람도 혹은 가보지 못했던 사람도 누구나 여행을 꿈꾸는 이곳. 스페인 바르셀로나로의 방콕여행을 시작해보자.
구엘공원
스페인의 배달 문화

최근 스페인에도 배달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스페인 고유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에서의 배달음식 플랫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름난 맛집부터 콧대 높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까지 모두 가세해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글로보(Glovo), 딜리버루(Deliveroo), 우버이츠(Uber Eats) 등의 배달 플랫폼이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보는 바로셀로나의 거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배달 플랫폼으로서, 단순히 음식뿐만 아니라 약국, 음료, 슈퍼마켓, 퀵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의 ‘배달의 민족’으로 통하는 딜리버루 또한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코로나19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스페인 요식업계에도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바르셀로나’의 음식, 문화가 더욱 궁금해진다.

유럽인들의 휴양지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유럽인들의 휴양지이다. 연중 햇살이 가득한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사람들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삶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가우디 건축물의 존재감으로 가득한 도시인데, 워낙 넓고 볼 게 많은 곳이어서 투어리스트 버스를 활용하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이 버스는 한 번 요금을 내면 하루 종일 언제든지 내렸다가 또 탈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바르셀로나만의 가장 소중한 볼거리를 꼽으라면 이 도시만의 활기차고 예술적인 분위기 그 자체라고 주저 없이 말하겠다.
옛날 그 유명한 스페인 함대의 조선소가 현재는 해양 박물관이 되었는데, 박물관 건물 위의 날개 달린 사자상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화려한 조각들에서 스페인 특유의 화려함이 느껴진다. 오스트리아 빈의 거리가 약간은 수줍은 듯한 꽃봉오리 같은 분위기인데 반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활짝 핀 꽃 같은 활기가 느껴진다. 남부 지방일수록, 태양이 뜨거울수록 도시 분위기는 더욱 더 활기차다.

  • 바로셀로나의 밤거리
  • 바르셀로나의 벨 항구
발랄한 그곳의 분위기 ‘바르셀로네타 해변’

바르셀로네타는 남쪽에 있는 해안 구역인데, 수많은 요트와 거대한 크루즈를 볼 수 있다. 곳곳에 아름답고 기하학적인 작품들이 가득하다. 구릿빛 거대한 고래 형태의 작품인 프랭크 게리의 골든 피시는 햇빛을 받아 찬란히 빛난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온화한 지중해 해변으로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개성 넘치고 발랄한 현대식 건물들이 자유롭고 예술적인 모양으로 들어서 있다.
자유롭고 예술적인 모양은 바르셀로네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탈루냐 광장 북쪽 에이삼플라 지구와 신시가지가 있는데, 이는 19세기 도시개발로 새롭게 탄생한 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그라시아 거리인데 이곳에는 가우디를 비롯한 모더니즘 건축가들의 건물이 세워져 있으며 주변에 있는 바둑판과 같은 도로와 시원시원한 건물들이 정교하고 열정적인 느낌을 준다.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가우디’

바르셀로나의 건축은 안토니오 가우디 코르네트를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는 1852년 6월 카탈루냐 지방의 레우스에서 태어났으며 17세에 바르셀로나로 이주해 74세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에서 건축 활동을 했다. 가우디 건축의 특징은 일반적인 건축 양식을 초월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고집하는데 자유주의와 자연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짓는 도중에 불행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전까지 바르셀로나 시내를 크고 작은 건축물로 수놓았다. 오늘날 이 도시를 모데르니스모 건축의 중심지로 만들어 세계인의 주목을 끌게 한 것이다. 가우디의 작품은 특이하지만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며, 보통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영감이 넘쳐나는 작품들로 형상화시켰다.

까사밀라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가우디가 남긴 까사밀라는 1910년 작품으로 이 건물의 테마는 산이다. 투구를 쓴 것 같은 옥상의 굴뚝이 인상적이다. 건물의 표면은 거칠게 깎여 있어 사각사각한 느낌이 난다. 직선이 전혀 없이 부드러운, 어찌 보면 뼈 같은 형상의 벽에 짙은 색 금속 발코니의 난간이 말라 비틀어진 덩굴처럼 화려하게 꿈틀대고 있다. 3D 그래픽 툴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자유로운 형상을 설계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설계를 구현하는 장인들과 엄청난 비용을 뒷받침하는 후원자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었다면 지어지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가우디의 작품들은 바르셀로나 시민 전체의 예술적 열정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가우디의 작품들에 젖어들다 보면 다른 멋진 유럽의 건축물들이 다소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1882년에 착공했는데 1883년부터 가우디가 맡으면서 계획이 완전히 바뀌었다. 흔히 잘 알고 있는 이 성당의 실루엣은 1926년에 완성된 동쪽의 ‘탄생의 파사드’다. 서쪽 ‘수난의 파사드’는 2010년에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교황 베네딕트 16세가 참석한 가운데 축성식을 가졌다.
완공 시기를 2026년으로 잡고 있는데 계획대로라면 145년 걸리는 것이다. 완공이 되면 중앙 돔 높이가 170m인 건물이 된다. 하지만 기부금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완공할 때까지 100년이 걸릴지 200년이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셀로나는 예술적 영감이 솟아나는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 도시이자
카탈루냐인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도시이다.
예술적 영감이 담긴 도시

구엘 공원은 원래는 구엘이 의뢰해서 가우디가 설계한 주택지였는데, 구엘이 사망함으로 완성을 보지 못하고 그 후 공원으로 바뀌었다. 정문에는 천재 가우디가 말년을 보낸 깜찍한 집과 구엘 공원의 상징이 되어 버린 타일로 만든 도마뱀 분수대가 있다. 모두 기발한 형태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인데 동심으로 이끈다기 보다는 짓궂은 장난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엽기적이기도 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페인 광장에 있는 베니스풍의 거대한 두 탑을 지나면 몬주익 언덕의 웅장한 성채에 자리 잡은 카탈루냐 미술관이 나타나는데 그 자태는 정말 대단하다. 미술관 앞에는 매직 분수가 있어 황홀한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화려한 춤을 추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3,620개의 분출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최고 54m에 이르는 거대한 매직 분수는 매일 밤 9시 30분에 분수쇼를 시작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화려한 조명 때문에 ‘빛의 분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파리 에펠탑의 레이저쇼처럼 바르셀로나에서 놓칠 수 없는 야경이다. 이렇듯 바로셀로나는 예술적 영감이 솟아나는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 도시이자 카탈루냐인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도시이다.

  • 구엘 공원
  • 스페인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