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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행복해지기

    교대역지점 박민선 대리 가족

    • 박혜원
    • 사진 김범기, 한유리
    • 스타일링 홍영지
  •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게 언제였을까? 처음에는 집에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는 시간이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집을 떠나 좋은 집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 ‘새로움’의 목마름. 박민선 대리는 계속되는 집에서의 생활에 지쳐가는 가족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로 했다.
  • BEFORE &

    • 어두운 컬러의 의상보다는 밝은 컬러의 의상으로, 가족 전체의 스타일링을 통일할 필요가 있음.
    • 의상 콘셉트, 개별 얼굴과 체형의 특징에 맞추어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의 다양한 변화가 필요함.

  • AFTER

    • ‘여행’ 콘셉트에 맞춰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의상 choice.
    • 아이들의 밝고 귀여운 외모와 성격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헤어스타일로 전체적인 분위기에 변화를 줌.

1년 만의 외출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박민선 대리와 남편 신태호 씨, 딸 신비야, 신비안 양이 양재동의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부스스한 머리에 고양이 세수한 얼굴, 대충 고른 점퍼를 걸치고, 혹여 ‘흑역사’로 남을지 모르는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 얼마만의 외출이던가.’ 감탄하는 표정이 이들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들뜬 표정의 비야, 비안이에게 기분을 묻자 아주 간단명료한 대답이 돌아온다. “일단, 집에서 나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아요. 사실 집에선 전부 핸드폰만 보니깐 재미가 없었거든요!”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 한다곤 하지만, 너무 솔직한 답변에 엄마, 아빠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엄마 박민선 대리와 아빠 신태호 씨도, 딸들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민선 대리는 “사실 저희 가족은 여행을 정말 사랑해요. 그런데 지난 1년간 거의 집에만 있었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한 것만큼이나 힘들었어요. 주말마다 집에서 영혼 빠진 사람들처럼 비실비실 대는 가족을 보며 아, 이것은 아니구나. 깨닫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민선 대리의 가족은 두 딸이 스스로 걷기 시작할 즈음부터 국내는 물론이요, 뉴질랜드, 호주, 발리 등 해외까지 시간만 나면 여행을 다니곤 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여행은 차치하고 나들이 한 번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클라우드 앨범이나 뒤적이며 추억을 곱씹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아왔다.
그렇게 ‘집을 떠나는 것’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메이크 오버가 시작됐다. 메이크 오버에서 끝이 아니다. 이날의 메인은 강화도로의 가족여행이다.

남편의 변신은 무죄

“엄마, 속눈썹이 두 배가 됐네.”, “우와~ 눈이 인형같이 예쁘다.” 아이들이 엄마의 변신을 신기해할 때, 박민선 대리의 시선은 남편 신태호 씨에게서 떠날 줄을 모른다. 결혼식 이후로 처음 보는 남편의 단정하고 멋진 모습. 한 마디로 감격이었다.
“남편은 반경 1m 안의 옷을 손에 잡히는대로 입어요. 아이들이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놀릴 정도예요. 옷뿐만 아니라 평소엔 스킨 한 번 바르지 않고, 머리도 대충 손으로 ‘쓱쓱’ 빗어 넘기고 마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변신’한 남편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아주 만족스럽네요.”
남편의 변신에 감동하고 있는 사이 비야와 비안이도 변신을 마쳤다. 아빠가 두 딸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칭찬 일색이다.
“이게 누구야? 너무 예쁜데, 진짜 우리 딸들 맞나요?” 아빠가 장난 섞인 칭찬을 건네자, 아이들도 긴장이 풀어진 듯, 이내 편안한 모습으로 ‘셀카’를 찍으며, 엄마, 아빠에게 빨리 강화도로 떠나자고 조르는 모습이다. “그래, 이제 출발!”이라는 아빠의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차에 올라탄 아이들, 이제 새로운 공간에서 가족들이 즐거울 일만 남았다.

행복의 시작

2시간을 달려 가족이 도착한 곳은 강화도의 ‘바닷가산책펜션’. 평점이 만점에 가까울 정도로 멋진 뷰, 편안한 시설, 예쁜 인테리어 등 여행객들에게 인정받는 숙소이다.
펜션 앞을 산책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한 가족은 시시한 농담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집에서 하루 종일 붙잡고 있던 핸드폰은 손에서 놓은 지 오래. 무슨 이야기를 그리 진지하게 나누는 것인지 궁금해 했더니, 아이들은 “비밀이에요!”라며 까르르 웃어 보인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서로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가족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바다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부부의 이야기를 엿 들었다.
“우리가 건강함에, 우리의 하루가 요란하게 요동치지 않음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것에서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아. 그래서 지금 우리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우리가 건강함에,
우리의 하루가 요란하게 요동치지 않음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것에서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아.
그래서 지금 우리가 행복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