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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또 하나의 추억 저장,
    이런 날은 처음이야!

    박찬일 셰프와 함께한 감성 가득
    캠핑 요리 만들기

    • 권주희
    • 사진 선규민
    • 장소협조 스튜디오 로쏘
  • 어른이 되면,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고들 한다. 어린 시절 친구를 사귀듯 그렇게 순수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서로를 재고 따지기 때문일 터. 그런데 이 입행 동기 네 명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다. 아니 ‘찐친’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인다. 시종일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때론 면박도 주고 때론 용기를 북돋우며 또 하루의 추억을 만들었다. 요리연구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요리는 물론 말 솜씨까지 겸비한 박찬일 셰프도 이들의 발랄한 에너지에 화답하느라 진땀을 쏟았을 정도. 그들의 유쾌한 시간을 추억한다.
(왼쪽부터) 언주로지점 김연주 대리, 노원역지점 봉에스더 대리, 서부지역본부 조아름 대리, 양재역지점 손은비 대리
우리들의 맛있는 시간, START

“어머, 나도 이런 부엌 갖고 싶다.”, “아, 배고파! 재료 먼저 먹어봐도 되나요?” 노원역지점 봉에스더 대리, 서부지역본부 조아름 대리, 언주로지점 김연주 대리, 양재역지점 손은비 대리가 쿠킹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조용하던 실내가 일순간 환하게 밝아졌다. 박찬일 셰프와의 만남은 분명 처음인데 마치 몇 번 본 사이인 듯 친근하게 이야기를 건네며 하나 둘 아일랜드 식탁으로 모여들었다. 앞치마도 챙기고 비말이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도 꼼꼼히 착용하고 본격적인 쿠킹 클래스가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요리 하고 글 쓰는 박찬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들어볼 메뉴는 소시지와 닭다리살 파에야, 그리고 소육회와 새우 덮밥입니다. 캠핑 가서 요리하기에 복잡한 메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맛도 좋고 무엇보다 멋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감성 캠핑에 어울리는 메뉴죠.”
박찬일 셰프의 설명에 ‘사진발’ 잘 받는 메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고개도 연신 끄덕이고 감탄사도 끊이지 않는, 그야말로 찰진 리액션에 박찬일 셰프의 설명도 점점 열기를 더해간다.
“사실 캠핑 가면 라면만 끓여 먹어도 맛있잖아요. 저는 캠핑 가면 요리하는 데 시간을 들이는 대신 자연 속에서 멍하니 있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풍경을 감상하는 게 최고죠. 그렇지만 이 요리들은 배워 두면 캠핑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두루 쓸모가 있어요. 파에야의 기본기를 알면 파스타나 리조토에도 응용 가능해요. 재료들의 특징도 하나하나 설명드릴테니 잘 기억하세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광화문국밥’을 운영하는 요리사이자 오랜 시간 공들여 발품으로 찾아낸 미식의 세계를 여러 권의 책으로 펴낸 박찬일 셰프는 이번 쿠킹 클래스에서 자신만의 비법을 몇 가지 공개하겠노라 선언했다. 네 명의 동기들의 눈빛은 더욱 빛났고 일순간 비장해지기까지 했다.

“캠핑 가서 요리하기에 복잡한 메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맛도 좋고 무엇보다 멋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감성 캠핑에 어울리는 메뉴죠.”
잘 먹기 위해 잘 만들기

먼저, 소시지와 닭다리살 파에야부터 도전했다. 파에야는 뭉근하게 익을 때까지 20여분 이상의 조리 시간이 걸리기 때문. 네 명의 동기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김연주 대리는 닭다리살을 한 입 크기로 썰기 위해 도마 앞에 섰는데 영 자신이 없는 눈치다. “생고기 처음 만져봐요!”라며 천천히 칼질을 하는데, 동기들이 “손 조심해!”, “오, 잘하는데” 하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주저하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가지런한 닭다리살이 도마 위에 착착 쌓여갔다. 모두 합심해서 재료 손질을 하고 냄비에 재료들을 하나씩 넣어 볶아 나갔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재료들을 볶는 순서가 오늘의 첫번째 포인트. 수분 많은 양파를 먼저 볶고, 불에 잘 타는 마늘은 그 다음에 볶는다는 것. 다 같은 야채라고 해서 한꺼번에 볶는 게 아니라 재료가 가진 성질을 생각하며 순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단다. 또한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넣을 때는 고기가 익고 나서 하는 게 좋다고. 고기가 익기 전에 소금을 치면 고기 속의 수분이 삼투압 현상으로 빠져나와 질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준비한 재료들을 모두 넣고 뭉근하게 젓는, 맛있는 파에야를 만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인내의 시간이 다가왔다. 조아름 대리가 솔선수범 주걱을 집어 들었다. 자작하게 육수를 부어가며 열심히 젓고 또 저어야 한다. “제가 지금 잘하고 있나요? 혹시 탄 거 아닌가요?” 조아름 대리의 다급한 목소리에 박찬일 셰프는 “살짝 태워야 더 맛있어요!”라며 여유롭게 답했다.
파에야가 인고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소육회와 새우 덮밥 만들기가 이어졌다. 이 요리의 핵심은 육회인데 양념고기의 맛이 난다는 것. 그 비결은 먼저 좋은 재료에서 출발한다. 가정에서 육회를 만들 때는 정육점에서 썰지 않고 덩어리인 상태로 사와야 하고, 두어 시간 냉동실에서 얼린 후에 썰어야 한다고. 그다음에 양념을 발라 토치로 구우면 맛은 양념고기인데 식감은 육회인 신통방통 비법이 완성된다.
손은비 대리가 소고기 칼질에 나섰다. 가족들과 떨어져 독립한 터라 요리를 자주 한다는 손은비 대리는 칼질도 능수능란했다. “은비네 놀러가면 진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줘요. 아무리 배가 불러도 또 먹게 하는, 마성의 요리 솜씨를 가지고 있죠.” 봉에스더 대리가 칭찬하자 손은비 대리의 손길이 더욱 빨라졌다. 그렇게 썰고 다지고 볶고 지지며 요리는 어느 새 완성되었다.

“제가 지금 잘하고 있나요? 혹시 탄 거 아닌가요?”
조아름 대리의 다급한 목소리에 박찬일 셰프는
“살짝 태워야 더 맛있어요!”라며 여유롭게 답했다.
신입에서 대리로, 우리들의 빛나는 성장기

“주로 에스더가 모임을 주도해요. 이번 쿠킹 클래스도 이 친구가 신청한 거예요. 아름이가 투덜이 역할을 맡고 있고 연주랑 저는 따라가는 편이에요. 그런데 투덜대든 따라가든 사실 속마음은 되게 반갑고 좋아요. 우리끼리 함께하니까. 그거면 된 거죠.” 손은비 대리는 네 명의 캐릭터를 정리하며 소감을 덧붙였다. “저희는 같이 해본 게 되게 많아요. 여행도 가고 캠핑도 가고. 그런데 요리를 배운 건 처음이에요. 오늘 이 시간이 진짜 의미 있어요!”
나이도 같고, 회사생활도 같이 한 네 사람. 이들에게 매일매일은 익숙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서로가 함께하기 때문에 뻔한 날이 아닌 특별한 날로 자리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갈 또 다른 특별한 날은 무엇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했던 쿠킹 클래스” 박찬일 셰프
IBK기업은행 직원분들과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캠핑 요리를 주제로 맛과 멋, 두 가지 기준을 만족시킬 만한 메뉴를 만들어봤는데요, 도움될 만한 요리 팁을 알려드릴 때마다 어느 하나 허투루 듣지 않고 집중하고, 질문도 끊이질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직원분들이 적극적이고 열정이 넘치셔서 오늘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새로운 메뉴를 만드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동기 네 명의 우정도 오래도록 지속되길 기대합니다.
Olive 수요미식회, tvN 어쩌다 어른 등 출연 | 저서 <백년식당>, <노포의 장사법>외 다수 | ‘로칸다 몽로’와 ‘광화문국밥’ 운영
오늘의 특별한 요리
소시지와 닭다리살 파에야 소육회와 새우 덮밥
  • 소시지와 닭다리살 파에야(3인분 기준)
    재료 쌀 240g, 닭육수 500cc, 소시지 5개, 뼈 없는 닭다리살 4덩어리, 마늘 20개, 중간크기 양파 반 개, 미나리 2줄기, 파슬리 약간, 다진 파프리카 1큰술, 다진 쪽파 4큰술, 버터, 올리브유, 청주, 소금, 후추
    ➊ 닭육수는 뜨끈하게 데운다.
    ➋ 소시지는 동전 모양으로 썬다.
    ➌ 뼈 없는 닭다리살은 껍질을 벗기지 말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➍ 중간크기 양파는 잘게 다지고, 마늘은 얇게 편을 썰거나 으깬다.
    ➎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를 넣어 볶다가 마늘을 넣고 다시 볶는다.
    ➏ 닭다리를 넣고 볶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소시지를 넣어 같이 볶는다.
    ➐ 청주를 약간 붓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➑ 쌀을 넣어 볶다가 육수로 농도를 조절하며 계속 젓는다.
    ➒ 미나리, 파슬리, 다진 파프리카, 다진 쪽파를 올려 그릇에 담는다.
  • 소육회와 새우 덮밥(2인분 기준)
    메인 재료 계란 2개, 밥 두 그릇, 육회용 소고기 160g, 중하새우 6마리, 미나리 2줄기, 다진 마늘 반 큰술, 다진 쪽파 2큰술, 올리브유, 보드카, 고추냉이, 김가루
    양념 재료 간장, 참기름, 설탕, 고춧가루, 후추, 생강즙
    ➊ 계란은 노른자가 흐르는 정도로 반숙보다 덜 익힘으로 삶는다.
    ➋ 육회용 소고기는 너붓하게 저민다. 중하새우는 물기를 제거하고 살짝 칼집을 낸다.
    ➌ 양념 재료를 넣고 장을 만든 후에 저민 소고기 위에 바르고 한쪽 면만 토치로 지진다.
    ➍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중하새우를 넣는다.
    ➎ 중하새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보드카를 뿌려 비린내를 날린다.
    ➏ 뜨거운 밥을 그릇에 담고 토치로 지진 소고기를 올리고 계란과 중하새우도 올린다.
    ➐ 미나리를 썰어 6 위에 올리고 고추냉이를 곁들인다.
    ➑ 3의 과정 후에 남은 양념장을 뿌리고 김가루로 마무리한다.